(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13일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 협상 결과 발표로 경기 불안이 완화하면서 상승 랠리에 대한 기대심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관세 우려로 부진했던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주가 반등의 계기를 잡으면서 오랜만에 지수 견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는 미·중 무역 협상이 긍정적으로 끝났다는 소식에 힘입어 1.17% 오르며 2,607.33으로 마감, 한달 반 만에 2,600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가 5.11%, SK하이닉스가 2.58% 크게 오른 것을 비롯해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방 압력을 키웠다.
미·중 무역 갈등과 경기 침체 우려가 완화하자 위험선호 심리가 되살아났고, 이달 1~10일 수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인 결과 업종 투자심리가 회복된 결과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의약품 가격의 최대 80% 인하를 예고한 결과 바이오주는 된서리를 맞았다.
관세 무풍지대로 꼽히며 연일 강세를 보이던 방산과 조선 업종은 무역 갈등 완화 기대심에 수급이 빠져나간 결과 약세로 전환했다.
간밤 뉴욕 증시도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대부분 상호관세를 유예하기로 했다는 발표 이후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3대 지수가 모두 급등했다.
양국의 첫 협상이 예상보다 큰 진전을 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미·중 무역 정상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이 환호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지수의 오름폭은 각각 2.81%, 3.26%, 4.35%에 달했다.
미국은 대중 관세를 145%에서 30%로, 중국은 대미 관세를 125%에서 10%로 일시적으로 낮춘 뒤 90일간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는 발표 이후 지수가 개장 전부터 상승해 마감 때까지 급등세를 이어갔다.
테슬라가 6.75%, 엔비디아가 5.44%, 애플이 6.31% 급등하는 등 경기에 민감한 기술주 강세가 두드러졌고,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7.04% 폭등했다.
이날 국내 증시에도 미·중 무역 협상의 훈풍이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관세 이슈가 안정세로 돌아선 상황에서 대표적 관세 피해주인 반도체와 자동차주가 시장 분위기 전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반도체 업종 보고서에서 "관세 합의로 인해 정책 리스크가 완화한 데다 2분기 메모리 가격 상승, AI 수요재 가속 등 모멘텀이 겹치는 구간이 시작된다"며 "중단기로 소외됐던 반도체 업종이 반등할 수 있는 타이밍을 맞았다"고 말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0%가 넘는 실효관세율로 인해 "미국 인플레이션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시장 반응과 달리 관세 영향이 뒤늦게 나타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관세전쟁의 근본적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점도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양국 정상 통화 등 후속 협상, 10% 보편관세 및 개별 품목 관세 영향에 대한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며 "향후 1~2개월간 협상 진행 과정 및 경기 및 실적 데이터에 대한 증시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는 게 맞을 듯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