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미국 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상승했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하락하며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이는 우량주와 경기 방어적인 전통 산업주는 강세를 보인 반면,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 기술주는 냉각된 투자 심리를 보여준 흐름이었습니다.

어제 시장에서 기술주 급락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소프트뱅크가 엔비디아의 지분 전량을 매도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3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엔비디아 주식 전체를 58억 3천만 달러에 매각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은 최근 확산되던 AI 고점론과 주식 과매수 인식에 더욱 불을 지피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습니다. 이에 따라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48% 급락했으며, 엔비디아를 비롯해 브로드컴, TSMC, ASML 등 주요 반도체 종목들이 1%대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AMD 역시 2.65% 하락했으며, AI 테마주인 오라클(-1.94%)과 팔란티어(-1.37%)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반도체 종목 중 무려 27개가 하락할 정도로 기술주 전반에 대한 매도세가 강했습니다.

반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자금이 안정적인 섹터로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제약주 중 시가총액이 높은 일라이릴리가 2.27% 오르고 암젠은 4.57% 뛰는 등 강세를 보였습니다. 또한 월마트, 비자, 코카콜라와 같이 경기 방어 성격이 강한 전통 산업주들도 상승하며 시장의 안정적인 부분을 지지했습니다.

경제 지표 측면에서는 미국 경제의 약화 흐름을 시사하는 데이터가 발표되었습니다. 민간 고용 정보업체 ADP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로 끝나는 4주 동안 미국의 민간 고용 예비치는 주 평균 1만 1,25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앞서 10월 민간 고용이 4만 2천 명 증가했다고 발표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변화로, 고용 시장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습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오늘 국내 증시는 뉴욕 증시의 혼조세 속에서도 특히 기술주 섹터의 약세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프트뱅크의 엔비디아 지분 전량 매도 소식은 'AI 버블'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며 국내 AI 및 반도체 관련주들에 하방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미국의 민간 고용 지표 약화는 전반적인 경제 회복 속도에 대한 우려를 키우며 투자 심리를 다소 보수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에서도 기술주 중심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경기 방어적인 성격의 종목이나 실적이 견조한 전통 산업 기업들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 전체적인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수 있으며, 개별 종목의 흐름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사료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