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 1450원대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잦아들고 상호관세 관련 미국 행정부의 패소 가능성에 달러 강세가 다소 꺾였으나, 견고한 미국 경제 상황이 환율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38.8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0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49.35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8.6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새벽 2시 마감가는 1441.8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종가보다 7.55원 내렸다.
간밤 AI와 반도체 관련주 위주로 주가가 급락한 상황을 기회로 본 저가 매수세가 미국 증시를 들어 올렸다.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적법성 관련 변론에서 몇몇 대법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의 합법성을 두고 회의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관세는 미국 국민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며 이는 의회의 권한으로 규정돼 있다면서 행정부가 의회의 권한을 침해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만약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단할 경우 상호관세로 얻은 관세를 다시 돌려줘야 하는 만큼 재정 우려가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에서 발표한 경기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나타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0월 서비스업 PMI가 52.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9월의 50.0에서 2.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확장 속도가 빨라졌음을 시사했다.
미국 ADP가 발표한 전미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민간 고용은 전달 대비 4만 2000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 2만 5000명 증가를 웃돌았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탄탄하자 달러화 강세는 지지됐다. 달러인덱스는 5일(현지시간) 오후 6시 기준 100.15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보다 소폭 내려온 것이다. 엔화도 소폭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엔 환율은 154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07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뉴욕증시 반등에 국내 증시에도 위험 선호 심리가 퍼지면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 이에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만약 이날도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진다면 환율 상승세는 이어질 수 있다.
달러 매수 심리 과열을 조기에 예방하고자 하는 외환당국의 속도조절 움직임도 환율 하락 안정에 일정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