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에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주를 중심으로 고점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달러화, 엔화 등 안전자산 쏠림이 두드러지면서 원화는 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41.7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37.9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5.85원 상승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새벽 2시 마감가는 1440.6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종가보다 2.7원 올랐다.
간밤 뉴욕증시는 밸류에이션 부담 확대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17%, 나스닥종합지수는 2.04% 하락 마감했다. 많은 투자은행(IB) CEO들은 주가 벨류에이션이 과도하기 때문에 단기 조정이 필수적이라고 언급하고 나섰다.
미국 인공지능(AI) 방산업체 팔란티어가 예상치를 웃돈 3분기 호실적에도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한 점도 AI와 반도체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특히 영화 빅 쇼트(The Big Short)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 주식에 대해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심리를 키웠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내 이견으로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으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또 일부 IB가 최근 달러 약세 전망을 접고 중립으로 전망을 전환한 것도 달러 반등에 일조했다.
달러인덱스는 4일(현지시간) 오후 5시 58분 기준 100.19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100선을 상회한 것은 지난 8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주요 아시아 통화는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최근 155엔 목전까지 올랐으나 이날은 153엔대로 내려왔다. 달러·위안 환율은 7.08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기술주 밸류에이션 논란 속 위험자산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면서 국내증시와 위험통화인 원화에 약세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1450원이 뚫릴 경우 1500원도 가시권이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어, 외환당국의 롱(달러 매수) 심리 과열 조치도 좀 더 적극적으로 집행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