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요지수가 대형 기술주들에 대한 실적 실망감에 동반 하락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9.88포인트(0.23%) 하락한 4만7522.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8.25포인트(0.99%) 떨어진 6822.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77.33포인트(1.57%) 내린 2만3581.44에 각각 마감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시행 중인 합성마약 펜타닐 관련 징벌적 관세를 기존의 20%에서 10%로 낮추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간 유예하기로 하는 등 미중 양국이 무역갈등 긴장 수위를 낮췄음에도 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의 실적에 더 민감했다.
전날 증시 마감 후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해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모회사 메타플랫폼(메타)이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회사 간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이날 2.45% 상승했지만, 메타는 11.33% 급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92%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특히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AI 인프라 자본투자가 실적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메타가 일회성 비현금 소득세가 160억달러라고 발표하면서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여기에 메타가 설비투자를 목적으로 30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테슬라는 다음 달 6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를 회사에 붙잡아 둘 수 있는 1조달러 보상안이 부결될 수도 있다는 우려 속에 4.64% 급락했다.
젠슨 황의 엔비디아는 2.00% 내린 202.89달러로 마감해 시총 5조달러를 하루 만에 반납했다.
넷플릭스는 보통주 10대 1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 주당 가격은 현재 1000달러(이날 기준 1089달러) 수준에서 100달러 안팎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넷플릭스의 주식분할은 이번이 세번째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 여파도 이어졌다.
미 Fed는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75~4.0%로 0.25%포인트 내리며 2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 금리 인하 결정 투표권이 있는 12명의 FOMC 위원 중 두 명이 각각 '0.5%포인트 인하', '동결' 등 상반된 주장을 펼치며 반대표를 던진 것도 통화정책을 둘러싼 내부 이견 확대와 향후 금리 경로의 불확실성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미 정부의 셧다운(업무 일시 중지) 사태로 주요 공식 지표 발표가 제한된 점을 의식해 "안개가 끼었을 때는 속도를 줄이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