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 오라클의 깜짝 실적 발표와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하락에도 불구하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0.42포인트(0.48%) 하락한 4만5490.92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9.43포인트(0.30%) 오른 6532.04에, 나스닥종합지수는 6.57포인트(0.03%) 상승한 2만1886.06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증시 재료는 소프트웨어 대기업 오라클의 실적 발표였다. 오라클은 수주 잔고가 4550억달러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359% 급증했다고 밝혔다. 시장은 두 배 수준 증가를 예상했으나 실제 수치는 이를 훨씬 뛰어넘었다. 회사는 2030 회계연도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14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25 회계연도의 103억달러 대비 10배 수준이다.
2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대규모 성장 전망에 주가는 하루 새 36% 폭등하며 1992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43% 넘게 치솟았다. 시가총액은 9222억달러로 불어 1조달러를 눈앞에 뒀다. 공동창업자 래리 엘리슨 회장은 하루 만에 1000억달러 이상 자산이 불어 장중 한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제치고 세계 최고 부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경제지표도 호재로 작용했다. 미 노동부는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과는 반대였다. 근원 PPI도 0.1% 떨어지며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전년 대비 상승률 역시 각각 2.6%, 2.8%로 전망치를 하회했다.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빨리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에선 연내 세 차례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을 더 높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까지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이상 인하될 확률을 70% 이상으로 반영했다.
다만 대형 기술주 투자심리는 엇갈렸다. 오라클 호재에 힘입어 엔비디아는 3.83%, 브로드컴은 9.77% 올랐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38% 상승했다. AMD, TSMC, Arm 역시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전날 아이폰17을 발표한 애플은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인식에 3.23%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