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17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의 급락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4일 코스피는 뉴욕 증시 급락의 여파로 3.8% 하락하며 4,010선까지 밀렸다.
미국에서 기술주의 하락,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약화 등 불안 요인이 부상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넘게 순매도한 점이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장 중 한때 1,475원 가까이 오른 원/달러 환율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같은 불안 요인은 뉴욕 증시에서도 지속해서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쳐 지난 14일(현지시간) 3대 주가지수는 급등락한 끝에 혼조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9.74포인트(0.65%) 내린 47,147.48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38포인트(0.05%) 떨어진 6,734.11에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30.23포인트(0.13%) 오른 22,900.59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위주로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된 영향으로, 특히 삼성전자가 일부 반도체 공급 가격을 최대 60% 인상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마이크론이 4.17% 오르면서 다른 반도체 종목의 주가도 상승 전환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는 AI 관련 칩 부족이 지속되고 수요가 예상보다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됐다"며 "결국 AI 버블 논란 완화라는 심리적 요인과 메모리 가격 인상이라는 내용이 결합하면서 최근 약세를 보였던 AI 관련 주식들에 되돌림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전했다.
이에 국내 증시에서도 17일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전 거래일의 코스피 하락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지 주목된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는 0.06% 상승했고 MSCI 신흥국 지수 ETF는 0.05% 올랐다.
여기에 이번 주 발표가 예정된 '글로벌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기대감도 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상영 연구원은 "골드만삭스는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과 함께 가이던스(예상 전망치) 상향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실적 발표 수치보다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최근 버블 논쟁 및 산업 전반의 핵심 리스크에 대해 엔비디아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가는 최근 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해온 만큼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변동성 장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거침없는 급등세 이후 급락한 뒤 반등하며 바닥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저점을 명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3,800선 진입하면 전략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전략적 스탠스(입장)는 매수 관점에서 접근이 유효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