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국내 증시 전망을 두고 혼선이 커지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수 열풍이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다시 불고 있다.

11일 금융 데이터 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10일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로 1천111억원의 신규 자금이 몰렸다.

당일 2위인 'TIGER 미국 S&P500'(321억원)과 비교해 약 3.5 배에 달하는 수치다.

3위도 인버스 상품인 'KODEX 인버스'로 순매수액 291억원을 기록했다.

인버스 ETF는 증시 움직임을 거꾸로(인버스) 따르는 파생금융 상품으로, 주가나 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는 구조다.

인버스 상품은 '사천피'(코스피 4,000) 증시 호황이 계속되며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크게 꺾였다.

최근 1주일(3∼10일) 사이 개인 순매수액 상위 10개 ETF를 보면 국내 증시 움직임을 그대로 또는 증폭해 따르는 'KODEX 200'과 'KODEX 레버리지'가 1·2위를 차지했지만, 인버스 상품은 아예 목록에 없었다.

최근 한 달(10월10일∼11월10일)로 범위를 넓혀도 순매도 10위권 중 인버스 상품은 'KODEX 200 선물 인버스'(6위) 1개에 불과했다.

인버스 ETF는 이처럼 존재감이 없었지만, 코스피가 장중 6% 이상 밀려 3,800대까지 하락한 11월5일 '검은 수요일' 등 시장 변동이 커지는 경우가 잇따르자 조정장 확률에 다시 베팅하는 '개미'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 증시는 '큰 손'인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방향, AI(인공지능) 산업의 전망, 우리 정부의 증시 부양책을 둘러싼 기대감, 미국 셧다운(정부업무 일시중단)의 해제 여부 등 변수가 얽혀 있어 단기 움직임을 전망하기 매우 어렵다.

즉 어떤 관측도 확신할 수 없다 보니, 불확실성에 대한 직관적 대처 방안으로 인버스 ETF의 면모가 다시 부각되는 것이다.

단 인버스 ETF는 작동 방식이 단순해도 투자 난도가 높아 유의가 필요하다. 상승장이 이어지면 그만큼 바로 손실이 쌓여 타격이 클 수 있다.

NH투자증권이 올해 1∼9월 고객들의 국내 주식 투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이 연령을 불문하고 여성보다 수익률이 낮았는데, 이 기간 남성들의 순매수 1위 종목이 바로 인버스 ETF로 부진의 주원인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