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는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AI) 거품론이 대두된 영향으로 하락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8.70포인트(-0.84%) 내린 4만6912.30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75.97포인트(-1.12%) 내린 6720.3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45.80포인트(-1.90%) 내린 2만3053.99에 각각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AI 밸류에이션 부담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10월 미국 챌린저 보고서의 감원 규모 급증, 오픈AI 발 정부 보증 이슈 등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며 하락했다. 엔비디아(-3.65%), 팰런티어(-6.84%), AMD(-7.27%) 등 AI 관련 대표 종목들은 모두 급락했다.
전날 발표된 챌린저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미국 감원 규모는 15만3000명으로, 전월(5만4000명) 대비 183%, 전년 대비 175% 급증했다. 이는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다.
앞서 발표된 ADP 민간고용(10월 4만2000명, 예상 2만5000명) 호조와 상반된 결과가 나오며 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잇따르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한층 낮아졌다.
AI 기술주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오픈AI 임원이 정부의 칩 조달 보증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자, 백악관 AI 정책 책임자가 "특정 기업에 대한 구제금융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AI 산업의 과도한 투자 부담과 버블 우려를 다시 부각시켰다.
시장에서는 향후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해소 여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3일 발표), 엔비디아 실적 발표(19일) 등이 증시의 단기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는 전일 낙폭 과대 인식 속에 장 초반 기술적 반등세를 보였으나 외국인의 전기전자 중심 차익 실현 매물이 이어지며 상승 폭을 반납했다. 코스피는 0.55% 상승했지만 코스닥은 0.41% 하락하며 900선을 재차 이탈했다. 특히 로봇 등 펀더멘털 대비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테마주에서 차익 매물이 집중됐다.
이날 국내 증시 역시 AI 기술주 약세와 외국인 매도세 지속으로 상승 탄력은 제한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1450원대에 근접하며 외국인 자금 유입 여건이 악화된 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정부 정책 모멘텀은 11월 들어 재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12월2일까지 처리 기한이 남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논의와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포함된 3차 상법 개정안이 주요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금융, 지주, 고배당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