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오히려 ‘저점 매수’에 나서며 시장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월 말까지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오던 개인이 지수 조정을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하고 자금을 빠르게 투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10월 28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11월 들어서도 3~5일 동안 1조1425억원, 3조3243억원, 2조5630억원 등 3거래일간 7조원을 넘는 순매수가 나타났다. 단기간 대규모 매수세가 집중된 만큼, 시장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인식하는 흐름이 확인된다는 평가다.
지수 조정이 개인 매수세 유입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는 4일 4121.74(-2.37%), 5일 4004.42(-2.85%)로 하락하며 4000선을 가까스로 방어했다. 특히 5일 장중 한때 6% 가까이 급락해 3900선 아래로 내려갔지만, 개인 매수 확대로 다시 4000포인트대를 회복했다. 그간 랠리 국면에서 진입 시점을 고민하던 개인이 조정을 활용해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하락은 10월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미국발 ‘AI 거품론’과 미국 정부 셧다운 장기화 우려가 겹치며 투자 심리가 약화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10월까지 이어진 상승 흐름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수준으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단기적 기술적 되돌림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미국 셧다운은 해결 가능성이 높고,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12월 1일 양적긴축(QT) 종료가 예정돼 있어 유동성 환경이 오히려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도 견조해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부담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나 중장기 조정 국면으로의 진입은 아닐 것으로 판단한다"며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길어지고는 있지만 해결 가능한 이슈이며 10월 반도체 수출과 메모리 반도체 단가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의 견조한 이익 모멘텀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