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4일 코스피도 상승 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6.19포인트(0.48%) 내린 4만7336.68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77포인트(0.17%) 오른 6851.97, 나스닥종합지수는 109.77포인트(0.46%) 상승한 2만3834.72에 장을 마쳤다.
최근 한국과 미국 증시가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하락 종목 수가 더 많은 '불균형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AI·반도체 등 성장 내러티브와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에 시장의 자금이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에서는 엔비디아와 아마존 등 주요 빅테크 호재에 힘입어 마이크론(4.9%), 샌디스크(3.9%) 등 반도체 관련주가 DDR5, SSD 가격 상승 기대감으로 동반 강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 역시 엔비디아발 AI 동맹 기대감 속에 SK하이닉스(10.9%), 한화에어로스페이스(6.4%) 등 반도체와 방산주가 급등하며 전날 코스피는 2.8%, 코스닥은 1.6% 상승 마감했다.
팔란티어가 장 마감 후 발표한 어닝 서프라이즈에 따라 미국발 AI 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상승 출발이 예상되며, 장중에는 반도체·조선·방산·자동차 등 주력 업종 간 순환매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코스피는 10월 한 달 동안 19.9% 급등하며 1995년 이후 6위에 해당하는 월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중기적으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1998년 IMF 직후~2001년 닷컴버블 시기의 폭등장을 연상시키는 흐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외국인이 최근 순매도세로 전환한 점은 부담 요인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은 687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1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들의 레버리지 베팅이 확대되며 코스피 신용잔고가 사상 최고치(15조6000억원)를 경신, '빚투' 과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코스피가 약 20% 급등한 데 비해 신용잔고는 11% 증가에 그친 점은 시장 과열이 전반적 현상은 아님을 시사한다"며 "다만 반도체, 증권, 미디어·교육 등 일부 업종은 단기 신용 부담이 누적돼 있어 단기 수급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단기 가격 부담은 존재하지만, AI·반도체 중심의 내러티브와 실적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는 한 가격 조정은 분할 매수 기회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