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코스피가 16일 지속되는 반도체주 랠리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정부가 주식 양도세 부과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3,40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사자'를 이어가며 지수를 끌어 올렸다.
정부의 최종 입장 선회에 키움증권(7.21%), 미래에셋증권(3.39%), 부국증권(2.03%) 등 증권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아울러 삼성전자(1.46%)와 SK하이닉스(0.76%)가 재차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지수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미중 협상 진전 소식과 기술주 호재에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가 각각 0.47%, 0.94%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0.11% 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스페인에서 개최한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미국 내 안보 우려가 제기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처분 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매우 잘 됐다"며 오는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번 협상에 대해 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주요 기술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0.97%)가 8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특히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자사주 10억달러어치를 매수했다는 소식에 3.56% 올랐다.
지속되는 미국 기술주 강세에 이날 국내 증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현용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오라클의 수주 잔고 급증으로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빅사이클이 다시 주목받으며 반도체 업종 전반의 이익 개선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며 "반도체 이익 개선 기대감이 증시 상승세를 뒷받침하며 코스피는 신고가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가 6.95% 올라 고점 부담이 커진 데다, 중국 당국이 엔비디아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추가 조사를 하기로 한 점은 차익 실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한국시간 오는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예정된 점도 경계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시장이 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상황이라 FOMC 전후 '재료 소멸에 따른 매도'가 유발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이은 상승에 따른 단기 피로감 누적, FOMC 경계심리 등이 외국인의 일시적인 숨고르기 매매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FOMC에 앞서 이날 저녁 미국 소비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 8월 소매판매 지표가 공개돼 주시해야 한다.
이밖에 디즈니가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와 새로운 플랫폼을 협력해 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날 네이버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